첫 출정을 하고 너무나 낭만적이었고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많아졌습니다.
캠핑카는 가서 주차해서 다리만 딱 내리고 즐기면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할일이 많은 것이었습니다. 물론 텐트에 비해선 1/10도 안되는 수고였지만....
초보라서 더 어설퍼서 세팅에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빨리 베테랑이 되기 위해 더 자주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바닷가는 주 연습무대였습니다. 지금은 많이 바뀐 곳이지만 옛날에는 저기가 우리 아지트였습니다. 당시는 캠핑카도 많이 없던 시절이라 저렇게 주차해놓으면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계속 물어봤었습니다. 얼마에 샀느니 운전하기는 어떻느니 자기도 살꺼라서 알아보고 있는다느니... 그러면 모르는 사람인데도 믹스커피 한 잔 대접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한번씩은 동생네도 초대해서 캠핑을 하기도 했습니다. 동생은 밖에서 자는 걸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잘 안나가려고 했는데, 우리 딸보다 한 살 어린 조카를 핑계로 데리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저기가 하동 섬진강 옆 캠핑장이었던 것 같네요.
지금은 커서 많이 달라졌는데, 그때만 해도 둘다 볼살이 통통~ 언니 언니하면서 둘이 손잡고 다니는데, 얼마나 이쁘던지요.
아웃도어 딱 싫어하던 동생도 그때는 나도 카라반 살까 할 정도로 좋았었습니다.
텐트 생활할 때 제일 싫었던건, 아침에 일어나면 텐트랑 타프가 이슬맞고 결로 생기니 털고 말리는 일이 여간 귀찮은게 아니었습니다. 하룻밤 자려고 그 고생한 것 생각하면 다시는 못돌아갈 것 같습니다.
제가 카라반 잘 샀다고 느낀 때가 몇 번 있었는데요, 카라반 사고 얼마 안되어서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캠핑을 갔었어요.
밀양이었는데, 그날따라 열대야가 너무 심했어요. 낮에는 물놀이하면서 버텼는데 밤에는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날 딸 친구를 데리고 잤는데, 친구가 엄마한테 에어컨 나와서 시원했다고 얼마나 자랑했는지...
다들 잠을 설쳐서 힘들었었는데 우리만 시원하게 자서 좀 미안했지만, 그래도 카라반 아니었으면...
이런 말 자주 들었습니다. 카라반 살 바에 호텔에서 자는게 낫다.
그런데, 사람들이 좋은 집 놔두고 왜 캠핑가서 자려고 하겠어요?
그리고 출정횟수가 많아질수록 숙박비는 계속해서 세이브 됩니다.
200번 가까이 놀러다녔던 지금을 생각해보면 단순계산해도 숙박비는 충분히 뽑고도 남았네요.
사놓고 자주 못나가시면 절대 비추... 하지만 자주 나가신다면 가성비 갑... 그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무엇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아이와의 추억... 아마 호텔을 다녔다면 이런 기억들은 쉽지 않았을꺼라 생각해요.
저의 흘러갔던 여행 이야기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여행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캠핑카와 함께한 8년의 여정... 여섯번째 이야기 (1) | 2025.03.24 |
---|---|
캠핑카와 함께한 8년의 여정... 다섯번째 이야기 (2) | 2025.03.21 |
캠핑카와 함께한 8년의 여정... 네번째 이야기 (6) | 2025.03.20 |
캠핑카와 함께한 8년의 여정... 세번째 이야기 (2) | 2025.03.20 |
캠핑카와 함께한 8년의 여정...첫번째 이야기 (6) | 2025.03.18 |